퀸타나 "코로나 이후 인권 상황, 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태영호 "북한, 체면 살리기 그만 두고 인도적 지원 받아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보도한, 평양 낙랑구역 충성초급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보도한, 평양 낙랑구역 충성초급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의 인권 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UN 인권 조사관이 직접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완화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국경 폐쇄 후 후유증과 대북 제제까지 겹쳐 북한의 내부 상황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국내 소식통과 외신보도 등에 따르면, 오헤아 퀸타나(Ojea Quintana)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확사 이후 악화되는 북한 내 인권 상황이 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이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전 세계적인 무관심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에 제출한 '북한 내 인권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명 구조 지원을 촉구하고, 이들이 적절한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정부에 부과한 제재를 재검토하고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심해지자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의 생계가 막히자 북한 내 주민들의 경제 상황은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 의약품 지원도 북한 정부는 받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의 '체면 차리기'로 인해 주민들의 인권이 유린당했다고 봤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연합뉴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했을때 북한 정부는 의약품에 관한 대북 지원을 일체 받지 않았다"며 "체면을 차리기 위해 버틴 것인데, 피해는 주민들에게만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UN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퀸타나 보고관이 발표한 '북한 내 인권'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UN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UN관계자는 "제네바에 있는 북한 사절단은 UN측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추가로 북한 정부는 해당 인권 보고서 관련, 외신의 질문도 일체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고위급 관리들은 아동 영양실조에 관한 유엔 보고서에 대해 "순전한 거짓말"이라고 언급하면서 철저히 외부 소식통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UN·WHO 등 국제 기관에 코로나19 발생 현황 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상태로, 자체적인 국경 폐쇄 및 국내 여행 제한을 포함한 방역 대책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중국 접경 지역에서 상업 활동에 의존하는 많은 탈북자들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소득을 잃었고, 이는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의 식량 접근성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가장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기아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북한은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과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실상 설명하는 태영호 전 공사./ 연합뉴스
북한 실상 설명하는 태영호 전 공사./ 연합뉴스

추가로 퀸타나 보고관은 "필수의약품과 의료용품이 부족하고, 중국에서 수입이 중단되면서 가격 폭등 또한 북한 내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권 단체들이 의약품 등을 북한에 보내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 협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향후 가능한 모든 평화 협상에서 한국과 미국은 인권에 대한 의미 있는 참여 과정에 대해 가능한 지원 약속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대북 코로나19 지원 용품을 중국 다롄항을 통해 운송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발간한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에 필수적인 코로나19 의료용품을 지원하기 위해 WHO가 중국 다롄항을 통한 운송을 시작했다"며 "전략적 비축과 추가적인 대북 발송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운송 물품과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태 의원은 "북한도 언제까지 체면만 차리면서 외부의 지원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며 "WHO의 지원 시도가 얼마 전 시작됐는데, 북한 정부가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를 도입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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