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에서 눈물은 백현우(김수현)를, 여왕은 홍해인(김지원)을 의미한다. 퀸즈 백화점 사장 홍해인은 재벌 3세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지원은 “부자 캐릭터를 맡아 스타일링에 신경 썼다. 실제 재벌들의 스타일을 감독님과 연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화에서 김지원은 블랙 앤 화이트의 오피스룩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화려한 귀걸이를 착용했다. 스타일만 봐도 호텔 신라 이부진 사장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2화에서 김지원은 1조 클럽을 향한 브랜드 유치를 위해 행사장에 참석한다. 비즈니스를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이 공항 면세점
은퇴 후 수입이 거의 없지만, 그나마 글에서 약간의 돈이 나온다. 물론 돈 내고 내 글을 읽는 사람은 없다. 글은 대개 책과 정기간행물을 통해 팔리지만, 종이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이제 글로 돈을 벌려면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고단한 작업이다. 물론 예전처럼 책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고단하면서 손실위험마저 크다. 책의 판매 단위부터가 과거와 다르다.그래도 대중의 뇌리에 자리 잡은 ‘책’ 이미지는 여전해, 나를 ‘작가’로 소개하면 바로 “무슨 책을 썼냐?”고 묻는다. 그들은 아직도 ‘책은 작가가 쓰는 것’
이번주는 중간고사 기간이다. 올해는 지방 전문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농업과 관련된 수업이라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야간 학부이고 학생들 대부분이 현직에 종사하고 있는 중년들이라서 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 강의 동영상을 미리 촬영하여 서버에 올려 놓으면 학생들이 동영상을 내려받아 수업하는 형태이다. 그리고 가끔은 대면 수업을 한다. 수요일 늦은 저녁 중간고사 시험을 치렀다. 교실 안의 학생들은 1학년이다. 학생이 아닌 나는 감독하는 입장이라 1시간 내내 편안히 앉아 있었지만 학생들은 문제를 푸느라
로맨틱한 데이트 하면 떠올리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흐릿하고 잔잔한 조명 아래 와인잔을 기울이는 것, 함께 팝콘을 나눠 먹으며 알콩달콩 게임을 하는 것, 손잡고 산책, 지갑과 심장이 모두 떨리는 쇼핑과 맛집 찾아다니는 먹방도 있겠지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겠지만 제가 추천하는 코스는 미술관입니다. 가까운 곳에는 숲이 있고 노출 콘크리트 건물과 흐르는 물로 폭포를 떠올리도록 지어진 멋스러운 장소가 남원에 있더군요. 시립김병종미술관이예요. 사랑과 예술은 따라다니기 마련이죠? 사랑의 도시 남원에는 예술의 기운이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을 가다이번 여행지는 일본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역사 속의 인물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고향 고치현(高知県)이다. 최근에 읽은 196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 있었다.坂本龍馬. 1835~1867. 일본 에도시대 말기의 정객. 막부시대를 종식하고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유명하다.그런 연유에서인지 혁신적인 사람을 칭송하는 장면에서, 책의 내용을 빌리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거론되곤 한다. '기존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금기에도 차례차례 도전해서 야나기사와 그룹의 사카모토 료마라
오랜만에 대학 동기와 선배를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얼마 전 명예퇴직을 했다. 우연히 안부를 나누다 소식을 들었고, 말 나온 김에 모처럼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해서 가진 자리였다. 50대의 명예퇴직이 드문 경우는 아니지만 대학 졸업 이후부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으니 당장은 달라진 하루하루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나 역시 24년간 다녔던 첫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두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다시 정비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보겠다고 마음먹고, 관심을 가졌던 분야 중 앞으로 오랜 시간 즐겁게 몰두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는 것도
강요하는 말은 ‘휴대폰 보는 시간을 줄여야 해!’ ‘담배를 끊어야 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해!’ ‘살 쫌 빼야 해!’ ‘말하기 전에 생각 좀 해!’ 등입니다. 흔히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요를 스스로에게 하기도 하고, 타인에게 하기도 합니다.강요하는 말에는 대부분 주눅이 듭니다. 기가 죽습니다. 힘듭니다. 대부분은 강요하는 대로 하기가 싫어집니다. 참 이상합니다. 어쩌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국어사전에 강요는 ‘강제로 요구함’입니다. 강제는 ‘권력이나 위력으로 억지로 시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억지로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난 제비들이 삼월삼짇날에 맞춰 다시 옛집을 찾아왔다.그런데 어쩐다냐, 집이 사라졌다. 앞집 노인 부부는 작년에 집을 보수하고 제비집이 있던 곳을 실외 거실로 만들었다. 안주인이 대청소하며 제비집을 빗자루로 빡빡 털어내곤 속이 시원하다며 웃었다. 황당한 제비 부부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맞는지 모르지만 ㅎ)이 재밌고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한참을 전깃줄에 앉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화하던 제비 부부가 작심을 했다.“어쨌든 우리는 여기서 6개월 여정을 완수한다.” 응원군을 데려온 듯 다른 제비 부부도 옆에서
보이차를 다반사로 마시기를 권하는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니 필자의 차 생활을 먼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나의 일상은 하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보이차와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는 따뜻한 보이차 숙차를 마시면서 경전을 필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 시간에는 생차의 향을 음미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된다. 나에게 보이차를 마시는 건 취미 삼아 어쩌다 하는 일이 아니라 다반사라는 말처럼 세끼 밥 챙겨 먹듯이 하는 일상이다. 집에서 쉬는 시간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에도 찻물 끓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차 마시며
나이가 들면 재혼은 어지간하면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도 노후에 혼자가 되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정신적으로도 외롭고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감행하는 사례가 있다. 법적으로 결혼하지 말고 그냥 동거하는 수준 정도를 권고하는 사람이 많지만, 당사자들은 법적으로 해 놓아야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또, 사기꾼이 마음먹고 집요하게 사기를 치면 걸려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유산 상속권 등 문제가 많다.영화 은 소름 끼치는 사기꾼
텃밭에 뿌릴 씨앗을 고른다. 씨앗도 뿌리는 시기가 다 다르다. 밭을 고른 후 처음 심는 것은 감자다. 감자는 씨눈을 가지고 있다. 감자 한 개가 몇 개의 눈을 틔운다. 불에 그슬려 소독한 칼로 눈을 다치지 않게 몇 조각을 낸다. 그런 다음 눈을 위로 향하게 하여 묻어 주면 된다. 조금은 싹눈이 나온 상태에서 심어주는 것이 좋다.당분간은 싹이 어미의 몸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고 자랄 것이다. 물에 사는 가시고기는 새끼를 부화 후 자기 몸을 새끼들의 먹이가 되도록 내맡기고 수명을 다한다. 감자도 그렇다.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려고 기꺼이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은퇴를 그릴 것이다. 그러나 생각에만 그칠 뿐이고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나도 은퇴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름 준비했다고는 하나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다는 두려움이 늘 발목을 잡곤 했다.이런 나에게 용기를 준 책이 있다. 어느 미국인이 단순한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소박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게 시작된
친정어머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준비한 음식이 미역국이다. 미역국은 언제 먹어도 속이 편하고 든든한 음식이다. 한국에서 미역국은 생일날에도 산후조리 때도 먹는 상징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달이 큰아들 생일이라 산후조리 하면서 질리도록 먹었던 미역국 생각이 난다.미역은 피를 맑게 해주고 출산 후 자궁 수축과 지혈에도 도움을 준다. 미역에 있는 칼슘이 모유 수유를 통해 아이에게도 전해져서 아기의 골격과 치아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영양학적으로 미역국은 최고의 산후조리 음식이다.따뜻하게 체력을 회복하는 산
1.일본은 철도의 나라다. 은하를 횡단하는 메텔의 고독한 증기기관차, 아키라의 화려한 공중 다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도쿄에 진입하자마자 알았다. 도쿄 나리타 공항은 말이 도쿄지 도쿄 도심에서 70km나 떨어진 외딴곳에 있다. 공항을 나와 3만원짜리 도쿄행 쾌속 열차를 타면 배추밭 풍경에서 시작해 하늘까지 빼곡한 그리드로 쌓아 올린 번쩍이는 빌딩까지 - 1시간 동안 열차 창밖으로 일본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2.찰흙을 주무른 듯한 기다란 일본 본토는 남서 끝 가고시마에서 북동 끝 삿포로까지 신칸센이 시원하게 관통한다. 200개의 잘게
25시는 '절망의 시간'을 의미한다. 루마니아의 순박한 시골 농부 ‘요한 모리츠(앤서니퀸 분)'는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이 나라 저 나라를 장장 13년간이나 끌려다닌다. 풀려나서 자유인이 되어 상봉한 가족은 자신이 낳은 아들 둘이 아닌 셋.러시아 군인에게 능욕당해 낳은 아들을 품에 안겨주며 “웃어요 웃어, 더 크게 활짝 웃어요”라고 사진사는 요구한다. 이 황당한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복잡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짓던 앤서니 퀸의 모습은 보는 이를 슬프게 한다.5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 한권 내시죠.”나를 만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어느 금융회사 사장이 그동안 그린 그림과 글을 보더니 대뜸 하는 말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결국은 책을 내게 됐다. 혹자는 내가 책을 낸다니까 글재주가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작가가 아니다. 글 쓰기를 배운 적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책을 내느냐고? 칭기즈칸이 했다는 얘기, 소위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자신이 세계를 제패했다고 읊었다는 그 얘기를 패러디 해 보자.나는 건축의 `건’자도 모르지만 내 손으로 집도 지어봤고(놀랍게도 TV 주요 프로그램에 10회 소개) 제주
돌아보면 나는 파트너 관리에 상당히 소홀했던 것 같다. 혼자 살다 보니 나는 자립정신이 강하고 연애도 별로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자 다룰 줄을 몰랐다. 댄스에서는 내가 파트너들보다 경력도 많고 우월적 지위에 있으므로 자만했는지도 모른다.한번은 용인시민체육관에서 경기 대회가 열렸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대회 날 거기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강남에 사는 나도 전철을 여러 번 갈아 타야 했다. 파트너는 강북에 사는 사람이라 나보다 더 고생을 하며 온 것이다.남자는 연미
나는 처가를 생각하면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이 생각난다. 영화 의 콜레오네가(家)의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농부가 잘 자란 농산물을 들어 올리며 햇살 아래 환하게 웃는 모습, 고단한 노동 속에서도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고, 저녁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시끌벅적 식사하는 행복한 가정···. 남부 이탈리아인의 가족주의는 유명하다. 나의 처가도 그렇다. ‘건강, 웃음, 가족 사랑’이 집안을 표현할 키워드다. 처부모님의 가족 사랑은 엄청나다.장인어른은 체구도 남부 이탈리아인처럼 작고 단단하다. 아버님의 키워드는 ‘
먹을 거로 장난하지 말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으면서 컸다. 밥상머리에서는 엄숙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생각을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아침 식탁에 앉아 뉴스를 보면서 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사과로 시작해서 대파로 끝났다. 명절을 지나면서 확인된 사괏값은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하였다. 사과 값이 세계 1위라는 뉴스도 나왔다. 이렇게나 비쌀 수가 있나. 사과를 차례상에 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서는 한 알에 만원은 자괴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 가격은 계속되지는 않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정부에서는 고작 사과를 수입하겠다는 대
청소년들 꿈의 현주소가 ‘건물주’라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회자돼 온 현실이다. 왜 건물주가 되고 싶어 할까? 화려한 도시와 멋진 차, 고급 옷과 명품 가방, 멋진 레스토랑과 스테이크, 원할 때 떠날 수 있는 해외 여행⋯. 이 풍요로운 삶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을 채우는 인간의 욕망은 지구에도,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에도 엄청난 상처를 남기고 채워질 수 있는 것들이다. 인간의 욕망은 지구를 아프게 하고 기후 위기는 아픔의 신호다.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