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이버대 백재권 교수
"부드러운 마음속 큰바위 있어"
원칙주의자, 장점이자 큰 단점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인의 원칙에 어긋나면 가족의 말이라도 듣지 않는 사람이다. 원칙주의자는 밖에선 인정받지만 안에선 대립이 심화할 수 있다. 단점이자 장점인데 잘 활용하지 않으면 시련은 멈추지 않을 것."

관상가 백재권 박사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신임이사에 대해 '순한 원칙주의자'라고 했다. 상대방이 누구든 본인이 생각하는 원칙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가족이라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 경영자로선 '최고'라는 평가를 했다. 다만 이같은 성격이 단점이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을 잘 하지 못하면 시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8일 여성경제신문과 만난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겸 박사는 "(임종윤 신임이사는) 부드러운 마음속에 단단한 바위가 앉아 있는 상이다.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지만, 자기 생각을 쉽게 타인에게 말하지 않는 관상"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신임이사는 1972년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으로 승진했다. 그해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를 맡았고, 2006년 총경리(사장)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친동생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에 휘말렸고, 치열한 공방 끝에 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되찾았다. 

백 박사는 임 신임이사를 두고 "평소에 답답한 면도 있다. 성격 급한 사람은 임 신임이사를 보면 답답해서 힘들어한다. 판단이 느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하지만 의견을 듣는다고 그대로 하지는 않는다. 고집이 세다"고 했다. 

가족과 사회에서 평가하는 임 신임이사에 대한 인상이 다른 점을 백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외부에서는 적보다 친구가 많다. 임 신임이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가족 간에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임 신임이사를 자주 만나는 상대는 그의 장점보다 단점으로 인한 문제가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임 신임이사가 '원칙주의자'인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고 귀띔했다. 백 박사는 "사람이 순하다. 순한 사람인데 속으로 고집이 세다. 가족들이 그걸 싫어한다. 부정적인 일이라도 가족이 부탁하면 협조해야 하지만, 임 신임이사는 본인의 원칙에 맞지 않으면 가족이라도 단칼에 거절한다"고 설명했다. 

'원칙주의자'인 측면이 경영인으로선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백 박사는 봤다. 그는 "외부에서는 평가가 좋다. 올바르게 경영할 사람"이라면서 "다만 누구든 임 신임이사와 한 번 대립이 시작되면 한쪽이 완전히 쓰러지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신임이사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인물이지만 작은 단점이 큰 장점을 덮고 있어 앞으로도 시련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부분을 찾아내 개선하면 운명이 탄탄하게 바뀐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둘러싸고 3개월 간 이어진 한미그룹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서 창업자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승리했다. 이로써 임종윤·종훈 사장은 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는 사외이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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