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은퇴를 그릴 것이다. 그러나 생각에만 그칠 뿐이고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나도 은퇴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름 준비했다고는 하나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다는 두려움이 늘 발목을 잡곤 했다.이런 나에게 용기를 준 책이 있다. 어느 미국인이 단순한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소박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게 시작된
20세기 초 40세에 불과하던 기대 수명이 의학의 발달로 늘기 시작하더니 1970년대에는 70세를 넘어섰습니다. 수명이 길어지자 사람들은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1972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프랑스에서는 은퇴한 사람을 재교육하여 후반생에서 그들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도록 지자체, 대학 등이 중심이 되어 은퇴자를 위한 제3기 인생학교 ‘U3A(University of the 3rd Age)’를 설립했습니다.은퇴 후 가장의 역할과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난 어른들은 평소 관심을 가졌던
일전에 방송 토크쇼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이야기의 주제는 취미였습니다. 마침 어느 연구소에서 은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표현을 50대 이상 2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일이 있습니다. 은퇴했을 때 좋은 점을 물었더니 취미생활을 할 여유가 많다는 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밖에 가족과 있는 시간이 많다,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출근 안 해도 된다, 봉사를 할 수 있다가 뒤를 이었습니다.그런데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취미생활을 어떻게 하나 물었더니 1위가 TV 시청이었습니다. 하루에 무려 3시간
어느 의사가 전해준 이야기다. 하루는 평소 자신의 단골인 중년 여인이 그의 노모를 모시고 병원에 찾아왔다. 그는 어머니의 나이가 92세라고 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깔끔한 외모를 지닌 할머니는 건강이 좋아 보였다. 의사는 할머니의 팔에 혈압계를 감은 다음 혈압을 재면서 행여 걱정할까 봐서 마음을 풀어줄 겸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할머니,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데 장수 비결이 뭐예요?” 그녀는 말귀를 못 알아들은 듯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의사는 그의 귓전에 입을 가져가서는 약간 큰 소리로 반복해서 물었다. 할머니는 의사의 얼굴을
어느 남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을 기도하며 걸었습니다. 그는 “하느님, 소원 하나 들어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하와이까지 가는 다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언제든지 차로 갈 수 있도록.하느님은 바다 밑까지 교각이 닿아야 하니 얼마나 많은 콘크리트와 철근이 들겠느냐며 “할 수는 있는데 꼭 필요한 것 같지 않으니 다른 소원을 말해 보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는 한참 생각하다 입을 열었습니다. “하느님, 저는 주식투자를 잘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알려주세요.” 하느님은 숨도 안 쉬고 대답했습니다. “하와이까지
지난해 정년퇴직한 60세의 지인을 만나 차를 한잔 하다가 앞으로 소원을 물었더니 지금부터 15년만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할 적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다가 60세가 되니까 비로소 여명에 대해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수명이 70세이니 남들보다 5년만 더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다. 이제부터라도 건강관리만 잘한다면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70세가 된 이웃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그도 역시 15년만 잘 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다. 그런데 왜 하필 15년일까. 10년은
하버드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쓴 책이 있습니다. 책은 우리는 얼마나 모르는가? 라는 글로 시작합니다. 그에 의하면 하버드의대 병원의 오진율이 무려 50%에 달한다고 고백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에서 그렇게 오진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통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병원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그는 책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환자라고 합니다. 자신은 잘 모르는데 환자들은 의사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테니 그게 겁이 난다는 겁니다. 흔히 병이 나면 의사가 잘 알아서 치료하겠
이제 곧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벌써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었네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오기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돌아보면 세월이 참 빠르지요.그러나 앞으로 남은 세월은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보다 더 빨리 지나갈 겁니다. 우리보다 먼저 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한 얘기니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느 날 독서클럽 친구들과 만났을 때 남은 생에서 필요한 게 과연 무엇인가 하는 얘기를
세계적인 교향악단 지휘자인 레오나르드 번슈타인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다. "선생님, 수많은 악기 중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는 무엇입니까?" 그러자 번슈타인은 가볍게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는 다름 아닌 제2 바이올린입니다. 제1 바이올린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제1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과 똑같은 열정을 가지고 제2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은 참으로 구하기 어렵습니다. 제1 연주자는 많아도 그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 줄 제2 연주자는 너무나 적습니다. 만약 아무도 제
(지난회에서 이어짐)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피터는 중세기 위대한 도덕철학자 '마이모니데스'가 언급한 자선의 황금 사다리를 예를 들었다. 가장 낮은 차원의 자선은 '망설이면서 주는 것'이다. 밑에서 두 번째는 '즐거운 마음으로 주지만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의 필요에 적당한 만큼 주지 않은 것'이다. 세 번째로 낮은 차원은 '적당량을 주지만, 요청했을 때만 주는 것'이다.네 번째는 '적당량을 아무런 요청이 없어도 주지만, 선물을 가난한 사람의 손에 쥐여 줌으로써 그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많이 늘었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의 삶이 너무 짧았다고 회상한다. 호스피스 현장에서 보니까 죽어가는 사람 역시 인생이 이렇게 짧을지 몰랐다며 후회한다. 특히 임종 환자 중에는 남의 눈을 의식해서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안타까운 건 이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임종 직전에야 그걸 깨닫는다면 그의 삶이 얼마나 후회되겠는가.그래서 가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될 때 참고할 만한
지난해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 한 분이 돌아가셨다. 노인 부부는 자식들이 출가하며 방에 여유가 생기자 각각 방을 따로 사용했다. 명분은 할아버지의 코골이가 심하기 때문이라지만 서로 취향이 달라 독립된 공간을 원했기 때문이다.어느 날 할머니가 일찍 일어나 조식 준비를 마치고 할아버지를 불렀는데 오지 않아 방에 가보니 숨져 있었다. 밤사이에 심정지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각방만 쓰지 않았더라도 인기척을 느끼고 빨리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가족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사람들은 암으로 한동안 고통을 받다가 죽는 것을 선호할까, 아니면
어느 연구소에 의하면 아이를 낳아 대학을 마칠 때까지 기르는데 약 3억원의 경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이 글을 보니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잘 낳지 않으려는 심정을 알 것 같다. 일견 그렇게 돈이 많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학비 외에 식비, 병원비, 옷값, 교통비, 용돈 등 각종 잡비를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대추 한 알이 익기까지 태풍, 천둥, 벼락이 몇 개가 지나갈 것이며 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땡볕 두어 달, 초승달 몇 날이 필요하다는 시가 있다. 하물며 사람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야 어떠하랴. 아기가 태어나서 클 때까지
어느 날 거래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40대 차장이 면담을 요청한 적이 있다. 창구에서 거래를 마치고 그가 안내하는 응접실로 가서 차를 한잔 마시며 덕담을 나누는데 갑자기 말소리를 낮추더니 이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 같은 업종에 근무한 경험도 있어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하기에 왜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었다.그는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 속에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목표에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은퇴 후에 무얼 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우선 세계 여행을 하며 심신을 재충전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 사
직장에서 퇴직하면 그동안 맺은 인간관계는 희미해지고 종국에는 끊어지기도 한다. 그제야 가족에게 눈을 돌리는데 아내는 아내대로 바쁘고 아이들도 그들 나름대로 바쁘다. 마땅히 동네에는 아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이리저리 갈 곳을 찾아보지만 자라온 생활방식이나 가치관이 달라 자칫하면 오히려 상처를 받기도 한다. 무리에 어울리기보다 혼자 노는 것은 어떨까? 관심만 기울이면 여러 가지가 있다.우선 독서다. 책에는 나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커피 한두 잔의 값으로 그들의 인생을 살 수 있다. 도서관을 찾으면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과연 부자란 어떤 사람일까? 대개는 자기 집을 갖고 있고 현금자산을 100만 달러 - 우리나라 돈으로 약 12억원- 정도 갖고 있으면 부자라고 정의한다. 아마 그런 정도라면 부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부자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위의 정의가 절대적인 개념이라면 어떤 사람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접근했다. 미국의 비평가 한 사람은 부자란 자기 동서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으로 정의했다. 절대적인 액수보다 비교 대상의 사람보다 많으면 된다는 것이다.사례가 있다. 입사를 꿈꾸는 사람에게
직장에 다닐 때의 에피소드다. 재직 중이던 금융회사의 고객 중엔 자산이 넉넉한, 이른바 부자들이 많았다. 하루는 그중 한 사람과 점심을 먹고 차를 한 잔 마시며 그에게 돈을 모으게 된 비결을 물었다. 그랬더니 어깨를 들썩이며 빙그레 웃기만 한다. 재차 물었더니 불필요한 낭비를 하지 않고 열심히 저축했다고 한다. 그건 모두 아는 얘기니까 그만의 특별한 비결을 알려 달라고 해도 정말 비결은 없다고 말한다.당시에는 그 말이 곧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란 말이 있듯이 무슨 일이든지 큰일은 항상 이처럼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이 제일 고민하는 것은 역시 돈이다.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돈을 벌지 않더라도 과연 먹고 살 수 있을지가 걱정스럽다. 그렇다면 노후 생활을 위해서 돈은 얼마나 있어야 할까? 어느 금융회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노후 자금으로 7억 또는 10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20억이라고 주장하는 회사도 있다. 정말 이렇게 큰돈이 필요할까.어느 은행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은퇴 후 부부 두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평균 월 2백만원의 생활비가 든다고 한다. 만약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3.5%라면 7억원을 예치했을 때 월 2백만
사람들은 흔히 직장에서 맺은 인간관계가 은퇴 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은퇴하면 이해를 바탕으로 한 관계는 모래성과 같아서 만남의 기회가 옅어지며 희미해지고 종국에는 끊어지기도 한다. 그제야 비로소 가족에게 눈을 돌리는데 가족은 가족대로 바쁘다. 아내는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 계발하느라 바쁘고 또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도 많다.자식들은 어떤가. 그들도 바쁘다. 공부하느라 바쁘고 또 연애한다고 바쁘다. 그리고 언제 아버지가 저희 얘기에 귀를 기울여 준 적이 있던가. 매일 잔소리만 했지. 아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배워야 할 중요한 교육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금융교육과 죽음 교육이다. 미국 연준위의 전 위원장 앨런 그린스펀은 문자 문맹은 생활하기가 불편할 따름이지만 금융 문맹은 그 사람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했다. 그만큼 금융교육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 은퇴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평생 모은 돈을 금융회사 직원의 권유로 사모펀드에 넣었다가 큰 손실을 본 경우가 있다. 그야말로 생존에 관한 문제다.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 학교 교과과정에는 두 가지 교육이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의 금융이해력 순위도 낮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