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중간고사 기간이다. 올해는 지방 전문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농업과 관련된 수업이라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야간 학부이고 학생들 대부분이 현직에 종사하고 있는 중년들이라서 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 강의 동영상을 미리 촬영하여 서버에 올려 놓으면 학생들이 동영상을 내려받아 수업하는 형태이다. 그리고 가끔은 대면 수업을 한다. 수요일 늦은 저녁 중간고사 시험을 치렀다. 교실 안의 학생들은 1학년이다. 학생이 아닌 나는 감독하는 입장이라 1시간 내내 편안히 앉아 있었지만 학생들은 문제를 푸느라
먹을 거로 장난하지 말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으면서 컸다. 밥상머리에서는 엄숙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생각을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아침 식탁에 앉아 뉴스를 보면서 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사과로 시작해서 대파로 끝났다. 명절을 지나면서 확인된 사괏값은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하였다. 사과 값이 세계 1위라는 뉴스도 나왔다. 이렇게나 비쌀 수가 있나. 사과를 차례상에 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서는 한 알에 만원은 자괴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 가격은 계속되지는 않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정부에서는 고작 사과를 수입하겠다는 대
귀농귀촌을 실행하여 지역에 정착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하고 나면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것. 귀농귀촌 실태조사를 보면 나쁨으로 답변한 이들이 2%대인 것을 보면 놀랍다. 97%가 좋거나(67%)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31%) 응답한다. 아쉽고 황당한 상황과 사건이 날 때마다 속상해서 내가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순간은 있겠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만족도는 높다. 불만점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면 귀촌인들은 일자리를 강조한다. 귀농은 농업을 기반으로 할 것을 목표로 삼고 준비하기에 창업과 일자리는 진입에는 큰
수달이라는 동물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날렵한 몸으로 물을 헤엄치고 뭍에 올라오면 껑충껑충 뛴다. 그러고는 귀여움을 한껏 볼에 불어 넣고 주변을 쳐다본다. 세상에서 제일 천진하고 귀여운 모습이다. 먹이를 사냥하면 그 자리에서 먹기도 하지만 집으로 가져가 식구들을 먹이고 남는 것은 저장해 둔다. 그럴 때는 가장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전국 어디서나 물가에서는 수달을 만날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잘 볼 수가 없다. 멸종위기종이다.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동물인 수달은 포유류이다. 수달
나는 봄이 다가오면 특별한 나들이를 간다. 그 특별한 나들이란 말을 타러 가는 것이다. 말을 타러 철원의 승마장으로 간다. 봄에 말을 타면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말을 타기가 꺼려지는데 봄에는 적당한 온기와 바람이 불기 때문에 좋다. 물론 가을도 괜찮다만 지난 몇 년간 가을장마가 찾아와서 기회를 놓쳤다. 내가 말을 타는 이유는 한 가지다. 말과 대화를 하고 싶어서 간다. 말 등에 올라타서 걷고 뛰면 굉장한 운동이 된다. 그러나 진정 흥미로운 시간은 그날 만나는 말에게 말을 건네고 눈을 마주
앞서 설명하였듯이 귀농귀촌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분야가 귀산귀촌이다. 산을 이용하는 측면에서 좀 더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의 무분별한 산림개발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 체질만 맞으면 귀산귀촌은 천국 생활이 될 수 있다. 다만, 막상 자신이 임야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소득원으로 만들기는 만만치 않다. 나에게도 산을 어떻게 가꾸고 개발하면 소득 창출을 할 수 있겠냐는 문의가 일 년이면 서너 번은 들어온다. 산은 평지의 논, 밭과 달리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며칠간
가끔 귀농귀촌을 하였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정상적으로 귀농귀촌 생활을 하다가 뜻하지 않는 사기를 당한 경우가 아니라 애초에 귀농귀촌을 목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가와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일을 추진하고 싶거나 좀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싶은 욕구가 어둠의 세력과 만나 사달이 나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귀농귀촌 사기에 대해 주의보를 내렸다. 흔하게 벌어지는 사기 유형을 5가지로 정리하여 조심하기를 당부한다. 이를테면 기획부동산형, 영농조합법인형, 묘목상형, 애견브리딩형, 곤충산업형으로 구분하였다.
겨울은 춥다. 그래 추워서 겨울이다. 겨울에 춥지 않으면 겨울답지 않다. 그래도 영하로 내려가면 추운 게 참 싫다. 1987년 1월의 겨울은 춥지 않고 따스했었다. 살아 계셨으면 백세를 훌쩍 넘기셨을 외할머니가 당시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올겨울 춥지 않아서 좋구나.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여기서 고생하는 사람들이란 당시에 명동 성당에서 민주화를 위해 농성하던 사람들이었다.그 후로 세월이 한참 흘렀다. 세상도 많이 변하였다. 지금 사람들은 추운 겨울철, 축제를 찾아 떠날 여유를 가지고 있다. 겨울 축제는 엄두도 못 내었던
귀농귀촌은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인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통해 힐링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하지만 이러한 삶의 전환은 단순히 생각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한 몇 가지 필수 준비 사항을 당부하고 싶다. 지난 몇 년간 귀농귀촌을 준비하던 사람이라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첫째. 지역 조사와 함께 나에게 맞는 마을 선택이 중요하다.귀농귀촌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적합한 지역과 마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8월에는 경주시에서 관광농원 제도를 악용한 사례가 있어 시정 조치에 나선 적이 있다. 경주의 한 농업회사법인이 관광농원 제도를 악용해 보전산지 등의 임야를 훼손하고 부동산 투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관광농원 개발 허가를 통해 임야를 개발하여 편법으로 토석채취 사업을 해온 농업회사법인이 훼손한 산지를 아예 물류단지 조성 시행사에 매각해 61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관광농원으로 허가를 받아 신지를 용도 변경한 후 관광농원 운영을 하지 않고 채석장으로 운영하였다. 그리고는 토석이 고갈되자 부지를 매각한 사례이다. 이와 같은 사
지방소멸이란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공동체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지방소멸은 지역의 경제활동과 생산성, 삶의 질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더구나 한국은 2020년부터 인구가 자연 감소에 들어가면서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결혼한다는 청첩장도 뜸해졌다. 지난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에 걸쳐 충청남도 6차산업 성과나눔회가 있었다. 6차산업 전문가로 워크숍에 참석하여 여러 전문가와 현장
아이언맨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무척 재미있게 봤었다. 평범한 사람이 아이언맨 슈트를 입으니 괴력의 힘을 쓰고 무기를 발사하고 심지어 날아다닌다. 나도 아이언맨 슈트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부러웠다. 빨간 슈트도 멋있지만 토니 스타크, 그의 재력이 더 부러웠다. 인터스텔라는 우리나라에서 천만 영화이다. 영화는 인류의 잘못된 선택으로 기후 위기를 맞아 온 지구가 식량 위기에 처하자 새로운 우주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조셉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는 가족을 놔둔 채 우주로 떠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나라가 상당히 많다. 이유는 대개 종교적인 것이다. 기독교와 힌두교, 불교는 돼지고기를 먹는데 관대한 반면 유대교도와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유대교에서는 구약의 레위기에 ‘발굽이 갈라져 있고 되새김질하지 않는 동물은 먹지 말라’라고 쓰여 있어서 금지하고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로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여기고 있다. 종교적으로 돼지를 멀리하게 된 것은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유목민들은 대개 사막과 인접한 초원에서 산다. 그들에게는 돼지는 키우기가 매우 어려운 동물이다. 소나 말, 양
돼지가 코를 사용하여 땅을 파헤치고 무언가를 반복해서 밀어 넣는 행위를 루팅(rooting)이라고 한다. 우리는 루팅을 하는 돼지를 보며 킁킁대며 무언가 먹을 것을 찾아다닐 거라 여긴다. 루팅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돼지는 안락함, 의사소통, 몸 식히기 또는 음식 찾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루팅을 한다.루팅이라는 본능을 해소하지 못하면 돼지는 옆의 돼지 몸에 있는 꼬리나 귀를 물거나 울타리를 물어뜯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루팅으로 먹이를 찾기도 하지만 동시에 땅을 파서 물웅덩이를 만들어 진흙 목욕을 하는 효과도 있다.즉, 돼
사과 농사를 지으며 귀농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김상호 씨는 안양에서 정선으로 이주하여 홀로 살고 있다. 오십 대 중반인 그가 혼자 사는 이유는 배우자가 농촌으로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골 생활보다는 도시 생활이 더 편하다는 이유였다. 가끔 한 달에 한 번 정도 평창과 안양으로 오가며 만난다. 그래도 둘 사이는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만날 때마다 반갑게 맞이하고 시간을 보낸다.영월에서 펜션을 하는 박찬진 씨도 홀로 귀농 생활을 하고 있다. 펜션업을 하기 때문에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는 그에게 바쁜 주말에 와서 일손을 도와주는 아
농업인들에게 생태적으로 살자고 이야기를 건네 보지만 정작 그렇게 살기는 매우 힘들다. 농법을 생태적으로 하자는 것은 화학농약을 줄이고 유기농을 지향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오염 물질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연 친화적 농촌 생활을 하는 것인데 모두 다 수긍을 하지만 지엽적인 방법론 측면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많다.우스갯소리로 귀농귀촌 교육을 가서는 앉아 있는 교육생들에게 여러분들은 모두 유기농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왜냐고? 귀농귀촌한 초보 농사꾼인 여러분이 농약을 치는 방법을
귀농귀촌 강의가 끝나고 교육생들 몇몇과 함께 점심을 함께했다. 밥을 먹고 차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분이 농촌에 가면 괜히 주눅이 든단다. 그 이유는 첫인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민의 첫인상’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어봤다. ‘웃지 않는 모습’, ‘무뚝뚝한 표정’, ‘검게 그은 얼굴’, ‘잔뜩 찌푸린 눈매’, ‘퉁명스러운 말투’ 등이 기억난다고 한다. 그들이 기대했던 모습은 나를 환영하는 모습이었을 텐데 외지인이 왔다고 조금은 퉁명스러운 태도가 못마땅했나 보다. 예전에 농촌의 주민들과 이런 주제를 가지고
지난봄 한낮에 전라남도 강진 시내의 거리를 걸었다. 건물이 많고 차들이 좀 다니는 큰 거리에서 살짝 바깥으로 돌아 골목을 걸었다. 골목이 길고 구불구불했다. 그래도 집들이 많이 있는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너무 없었다. 날이 더워서 왕래하는 사람이 없나 싶기도 했지만 30분을 걸어도 사람을 못 만나는 것은 심하다고 느꼈다.그러다가 저쪽 작은 골목에서 할머니 한 분이 걸어 나오신다. 아! 사람이다. 반가웠다. 그러나 그 할머니가 나를 보고 놀라신다.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알 수는 없으나 괜히 미안해져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마도
“평창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다니까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게 10년 전이고 지금은 고랭지 사과라고 더 찾아요.”10년 전만 해도 평창, 정선과 같은 강원도 산골에서 사과 과수원을 한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했다. 사과는 역시 경상북도 안동이나 청송이 주산지라고 생각하니 몹시 추운 고장인 평창은 사과는 안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접이 다르다. 아는 사람은 찾아 먹는 강원도 산골 사과가 되었다. 서서히 다가온 기후 변화는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에 사과 농장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평창으로 귀농한 지 15년. 천지애 농원 박용범
얼마전 예전 직장의 후배들을 만났다. 십수 년만의 만남이었지만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들인 듯 그간 별일 없었냐는 인사말을 짧게 끝내고 예전과 똑같이 웃고 떠들었다. 신기하다. 친구란 이런 것인가 보다. 오래전 함께 했던 추억들을 보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역시나 나의 직업 때문인지 귀농귀촌에 대한 호기심이 질문으로 이어졌다. 회사를 그만두면 농촌으로 가볼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우리 남편이 농사를 너무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뭘 준비해야 하나요? 귀농귀촌을 하면 돈이 되나요? 늘 하던 상담 내용이라 척척 대답을 해주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