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스팩4호 등 일부 종목에만 몰리고 나머진 롤러코스터
과열투자 따른 투자 피해 우려 ·, 금감원 "상황 살펴보겠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개미 투자자들이 스팩(SPAC) 장에 몰리면서 일부 종목이 급등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롤러코스터 장에 따른 투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투자 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전날 거래가 중단된 삼성스팩4호가 거래가 재개되면서 8.42% 오른 1만95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스팩4호뿐만 아니라 유안타제8호스팩(1.15%), IBKS제15호스팩(1.11%), 대신밸런스제9호스팩(0.69%)에도 꾸준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반면 한국거래소가 전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SK4호스팩은 매도가 쏟아졌다. 결과 전날보다 29.91% 떨어진 2560원까지 내려 앉았다. 또 전일 10% 가까이 급등한 엔에이치스팩16호도 4.13% 내린 30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팩(SPAC)이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국내시장에서의 스팩합병 성공률은 약 67.3%다. 전문가들은 합병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그럼에도 개미들의 유동자금이 삼성스팩4호로 몰리는가 하면 다른 종목들에선 롤러코스터 장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측면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스팩 주가가 높을수록 합병에 성공하기 어려워지고 합병 실패로 상장폐지될 경우 손실도 커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청했지만 매도를 부추긴 셈이 됐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독기능을 수행해야할 금융감독원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관계자는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 종목의 급등락을 일일이 살펴 보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앞으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고객이라 말은 못하지만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는 매우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스팩을 매수하더라도 충분히 정보를 파악한 뒤 만기가 임박했을 때 투자하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또 한편에선 스팩 급등락 현상이 제2의 '게임스톱' 주가 폭등락 사건을 방불케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뉴욕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선 가운데 공매도 반대 구호를 앞세운 개미들이 기관의 공매도 표적으로 지목된 게임스톱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1600% 이상 폭등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이후에도 과열현상은 계속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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