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추진 ‘지지부진’···공매도 악재까지
메모리반도체 산업사이클 우려감도 겹쳐
이재용 복귀후 기업평가·주가 정상화 움직임

삼성전자가 ‘뉴 삼성’ 신호탄격인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뉴 삼성’ 신호탄격인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7일 대표이사급 인사를 전부 교체하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김기남 부회장(DS부문장), 김현석 사장(CE부문장), 고동진 사장(IM부문장)을 교체하는, 사장단부터 커다란 조직개편으로 ‘뉴 삼성’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올해 부진을 면치못했던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1월 11일 9만 6800원에서 고점을 형성한 후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였다. 상반기엔 5월 13일 7만 8400원까지 4개월 동안 고점대비 19.01% 하락한 뒤 제대로 된 반등조차 보이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가 얼마남지 않은 현재까지 확인하면, 10월 13일 6만 8300원까지 29.44% 하락해 더욱 하락 폭이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주식이라는 명성엔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이같은 주식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로는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생활을 통한 부재를 들 수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86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 및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지난 1월 18일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을 통해 실형이 확정,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2030 반도체비전’을 발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부분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발표를 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분야 약진이 필수적이다. 

대만 TSMC는 올해 3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53.1%로 부동의 1위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7.1%로 2위에 위치해 있다. 올해 미국 오스틴 지역 한파를 비롯한 자연재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장 화재 등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돼 공급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파운드리 업계는 기존에도 매년 가격상승이 예고되고 있었는데, 차량용반도체 공급 사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업계 1위 TSMC와 격차를 줄이는 것이 1차적으로 선행돼야 하는데, 이 중요한 시점에 그룹 총수의 부재로 투자 정책을 결정짓지 못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기관과 외국인에게 외면받고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자국 물자 우선 구매정책인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Buy American’은 쉽게 말하면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혜택을 주고, 우선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정책으로,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해야 사용하겠다는 보호무역주의라 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국가들 역시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혜택을 주며, 반도체 공장 시설투자를 통한 공급 안정화 정책 의지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요경쟁사인 TSMC는 지난 4월 미국과 일본, 대만 등 3년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20조원) 투자 정책을 발표하며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텔과 SK하이닉스 또한 파운드리 역량강화를 내세우며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투자하기로 예정된 공장 증설조차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된 후 3개월이나 지난 11월에야 테일러시로 확정지을 정도로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는 삼성전자 사업추진에 있어서도 악재로 작용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 부재는 삼성전자 사업추진에 있어서도 악재로 작용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 우려감으로 2020년 3월 19일 4만 2300원을 저점으로 올해 1월까지 128.84% 상승했다. 그룹총수 부재 이슈와 연관짓지 않더라도 주가는 단기간에 큰 상승을 보였으니 상반기에는 쉬어갈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점유율을 보이는 메모리반도체 분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8월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의 ‘연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바탕으로, 모건스탠리 등이 하락사이클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은 공매도 리포트를 공개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주들은 공매도에 시달리며 주가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즉시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기에 가격 하락이 당연하며, 업황사이클 또한 우려감이 과도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2021년말~2022년초에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함께 DDR4에서 DDR5로 전환을 시작하고 이미 양산준비를 마쳤다. 과거 DDR3에서 DDR4로 첨단기술 전환 당시 40% 가격 인상이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최소 30%~40% 가격 인상이 예상되며, 반도체 가격 하락에 의한 실적 부진도 우려감에 비해 극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11월에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는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 재고가 감소하고 있어서 가격하락 사이클이 생각보다 짧아질 것이며, DDR5 전환으로 2022년 1분기 저점을 형성해 매출은 0.3% 상승할 것이라고 의견을 조정했다. 그 후 공매도 리포트 주범이었던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국내외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이에 최근 2주 동안 DDR4 8GB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5% 이상 상승 중이며, 삼성전자 주가도 10월 13일 6만 8300원에서 12월 8일 7만 8600원까지 15.08% 상승해 반등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핵심이 반도체 부분이기에 설명이 집중됐으나, 다른 사업부문도 여전히 건재하다. 가전은 LG전자와 함께 프리미엄 가전시장 양강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도 화웨이와 LG전자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도 전세계 흥행에 성공하며 폴더블 대중화 신호탄을 달성, 애플과 차별화를 두는 등 이미지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국내 점유율도 85%를 달성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인다.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과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전자는 아직 건재하다. 최근 기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과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전자는 아직 건재하다. 최근 기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국민주식’이라 불릴 정도로 주식을 투자할 때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주식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2021년 한해는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실망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미래산업에 반도체 발전은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확실하고 미래 성장성 또한 여전히 한계가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메모리반도체 산업사이클에 대한 우려감과 공매도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제 이재용 부회장이 경제활동을 시작했으며, ‘뉴 삼성’ 기업개편을 단행, 변화가 시작됐다.

삼성전자 기업에 대한 평가는 정상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가 또한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최근 단기 트레이딩이 유리한 시장에 어려움을 경험한 투자자들이라면 좋은 경험을 한 것이다. 이제는 시장의 흐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를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삼성전자 주가가 2021년 부진했던 것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선 다수가 공포감을 가질 때가 절호의 찬스가 되기도 한다. 이를 ‘역발상 투자’라 부른다. 투자의 대가들은 이런 시기에 기회를 포착해 큰 수익에 성공했다.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공포구간에서 매수하는 기회를 포착한다면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이재선(선한스탁 애널리스트)

7대 증권사 선정 실전투자 최고수 5인에 선정된 대표적 투자전략가. 경제신문 칼럼니스트와 SBS CNBC 등 경제TV 애널리스트로 활동, 업계 인정을 받고 있다. 

금융교육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 계몽운동가’로 증권사 본사 강연회를 통해 주식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로로쌤TV’에서 격이 다른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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