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주차앱 스타트업… 주차 공유, 주차 정보, 선결제 서비스 제공
김 대표 "이 회사는 청춘의 기록… 구성원과 함께 성장할 것"

김동현 모두의 주차장 대표는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차 공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고 했다./팩트경제신문
김동현 모두의 주차장 대표는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차 공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고 했다./팩트경제신문

주차 플랫폼 ‘모두의 주차장’ 김동현 대표는 2011년 중고폰(알뜰폰) 수출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의 중고폰 사업은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런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국내 중고폰 수준이 높아요. 2년에 한 번씩 바꾸고, 다들 삼성 아니면 애플을 쓰니까. 해외에서 인기가 많죠. 중국이랑 두바이에서 현금을 싸 들고 왔어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성공은 팀 분열을 불러 왔고, 대기업까지 중고폰 시장에 진출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겹치며 사업을 접어야 했다. 중고폰 수출 사업 철수 이후 2012년 뜻이 맞는 사람들과 다시 모여 만든 게 ‘모두의 주차장’이다. 카카오ㆍT맵 같은 대기업들이 주차장 앱 시장에 진출하며 회원 수 감소 등 다시 어려움이 찾아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꿋꿋이 버텼다.

“옛날에는 월급날만 되면 혹시 직원들 월급을 못 줄까 봐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이제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의 방향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요.”

김 대표는 직원들이 모두의 주차장에서 물질 이상의 가치를 얻길 원한다고 했다.

“저에게 모두의 주차장은 삶의 기록이자, 성장의 기록입니다. 구성원들도 모두의 주차장을 통해 성장하면 좋겠어요.”

2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모두의 주차장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모두의 주차장은 스타트업 기업이 다수 입점해있는 공유오피스에 위치해 있다.

― 사업의 꿈은 언제부터 갖고 있었나?

"학창 시절이 창업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던 것 같다. 학생 때도 가게를 운영했다. 장사와 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사는 사장이 잘하면 된다. 사업은 얼마나 사람들을 잘 모으고, 얼마나 잘 컨트롤 하면서 키워가는지에 대한 중요도가 높다. 장사하면서 그런 것을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배우는 게 좋을까, 경영 컨설팅이 그런 일을 한다. 회사 사업 계획이나 비전, 전략을 세워주는 컨설팅 회사에 5년 정도 근무하면서 사업을 배웠다."

― 사업에 대한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

"애초에 저는 창업할 생각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자영업을 했고, 와이프랑 연애할 때도 와이프가 제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와이프는 든든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말린 적도 없다."

― 모두의 주차장이 첫 사업이었나?

"첫 창업은 아니다. 원래 알뜰폰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를 1년 정도 운영했다. 수출을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통 2년 안에 핸드폰을 바꾸고 삼성이나 애플을 쓰기 때문에 해외에서 우리나라 핸드폰을 좋아한다. 가격도 잘 쳐주고, 폐가전이라서 면세 적용도 받는다. 90% 이상 수출을 했는데 중국 두바이에서 딜러들이 현금을 싸 들고 와서 사 갔다.

1년 동안 되게 재미있었다. 그런데 단시간에 목돈이 들어오니 다들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통신사가 워낙 막강했다. 통신사에서도 점점 이 시장에 눈을 떠서 직접 해야겠다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량이 많아지니 분실폰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까딱하다가는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범법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는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없겠다고 판단하고 접었다.

그 후에 주차 비즈니스를 하려는 친구가 있다며 소개를 받았다. 뜻이 맞아서 모두의 주차장을 함께 하게 됐다. 들어왔다가 뜻이 안 맞아서 나간 사람들도 많았고, 대기업들이 하나둘 들어오면서 사용자들도 많이 흔들렸다. 그런 고비를 넘어온 사연이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시장에서도 망할 줄 알았는데 버티며 이어왔다는 것에 인정하는 곳이 많다."

― 현재 서비스 지역은 어디인가?

"정보 안내는 전국에 하고 있다. 결제는 수도권이랑 부산, 대구 정도만 하고 있다. 원래 올해 대구까지 확대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이동을 안 하니까 오프라인 사업이 타격이 컸다.

업계가 좁다 보니 성과를 알리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 저희는 '로키 전략'이라고, 경쟁사가 우리를 비난해도 무대응 한다. 사업적 성과보다 대중의 인지도나 레퍼런스가 적은 편이기는 하다."

― 직원은 몇 명?

"지난달 기준으로 38명이다. 서비스 규모나 연차 대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회사가 9년 차니까 스타트업치고 연식이 된 편이다."

― 인수 제안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종종 있다. 그걸 목표로 한 스타트업은 아니다. 주차 공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설립했다. 지자체들이랑 협력해서 주차에 대한 제도 개선, 법안 개정을 많이 해왔다. 그런 것들은 사업적 성과와 연결되지 않는다. 성과에 목맸으면 진작에 접었다. 매출이 제대로 난 게 2017년도부터다. 그전 4~5년은 상당히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들어와 있는 시장에서 생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생존에 의미를 두는 게 아니라, 매출이나 거래액이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부심도 있다."

― 사람을 뽑는 기준이 있나?

"사업을 하면서 기준은 조금씩 바뀌어왔다. 우선 팀플레이를 본다. 아무리 본인이 뛰어나도 팀플레이를 못하면 같이 뭔가 만들 수 없다. 다음으로 스스로 개발이나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어야 한다. 저희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업무 프로세스나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주어지는 일의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계속 바뀌고 추가되기 때문에 본인이 찾아가야 한다. 그런 것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같이 하기 힘들다. 자기 성장에 대한 동기부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된다.

마지막으로 기업 방향성이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다 보니 일반적 직장인 마인드랑 달라야 한다. 본인의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열정을 요구하는 것인가?

"열정과는 다르다. 공유경제라는 게 개념적으로 잡혀있지 않던 시절에 회사를 시작했다. 지자체, 공공기관,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것들이 그런 가치관을 따르고 있지 않으면 진 빠지는 일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을 모셔서 설명하고 질문에 대답하고, 장시간에 걸쳐 어렵게 노력해야 조금 성과가 난다. 본인이 그 가치를 의미 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쉽게 번아웃된다. 자주 봤기 때문에 애초에 뽑을 때부터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뽑는다."

김동현 모두의 주차장 대표가 2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팩트경제신문
김동현 모두의 주차장 대표가 2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팩트경제신문

― 스타트업 특성상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애를 둘 키우는데 힘든 시기에는 애들 커가는 걸 제대로 못 보고 주말에도 일했다. 그런 부분이 되게 미안하다. 그때는 과연 이게 잘하고 있는 건가? 가족과의 시간이 나한테 훨씬 중요한데, 그걸 희생하면서 생존을 위해 목매는 시간을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 요즘은 아이들이랑 잘 놀아주나?

"예전도 주말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예전에는 주말도 하루는 일을 나가서 시간에 쫓겼다. 요즘은 여유로워졌다. 평일에는 쉽지 않지만, 주말에는 충실하게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또, 그런 것들이 있어서 버틴 것 같다. 주말도 없이 계속 일했으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거다."

― 아이들과의 시간이 유일한 리프레쉬의 순간인 건가

"잘 놀아주는 아빠는 아닌데, 애들이 워낙 착해서 아빠 얼굴 안 까먹고 놀아준다. 애들이 저를 놀아주는 것 같다."

― 직원 면접은 직접 하나?

"시간이 허락하면 그렇게 한다. 요즘 신입은 잘 모르겠다. 경력은 본인 커리어가 있으니 그걸로 판단할 수 있는데, 요즘 신입은 너무 훈련이 잘 돼 있어서 딱 정답만 얘기한다. 이게 본인 생각인지 훈련이 잘된 건지 판단이 쉽지 않고, 뒤통수를 맞은 경우도 있어서 실무진에게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본인이 최종결정을 해야 하는 구조가 되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더 신중하게 뽑으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

― 톱다운식 운영인가?

"사업적 방향, 큰 방향은 톱다운이 될 수밖에 없다. 방향에 대한 실행 방향을 맞춰가는 건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결정도 친구들의 의견을 더 존중한다. 스타트업도 아니고, 요새는 많은 회사가 그렇게 가는 것 같다."

― 모두의 주차장 직원 복지는 어떤가?

"구성원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일반적인 교육, 도서 지원을 한다.

보통 회사 일정과 계획이 우선이고 그것에 개인이 맞춰오기를 요구하는데 저희는 개인의 성장 곡선에 맞춰 회사 트렌드를 짠다. 만약 운영 직군으로 입사했는데 개발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개발자들을 붙여서 전직할 수 있도록 교육해준다. 신입이 뭘 해보고 싶다고 하면 경력직 붙여서 키워주는 시스템이다. 그런 게 사실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자로는 하면 안 되는 건데, 제 가치관이 그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회사의 희생이 많이 필요하고, 불편해하는 구성원도 있었다. 그 친구들을 설득하고 우리만의 문화를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 지금도 완성이 됐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 곧 2022년인데 내년 계획이 뭔가?

"사실 회사 사업 계획을 외부에 오픈을 안 한다."

― 작년에 밀린 일들을 처리할 예정인가?

"크게 두 개다. 경쟁 서비스들이 워낙 대기업이고 다 내비게이션을 연계한 비즈니스를 많이 한다. 적의 적은 친구니까. 저희는 카카오, T맵과 경쟁 관계에 있는 곳과 협력할 예정이다. 기존에 하던 공유사업, 제휴 비즈니스나 이런 것들의 지역적 확장을 못 한 부분을 확대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 추가로 오픈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자동결제를 준비 중이다. 저희 서비스가 현재는 모두 사전결제다. 사전에 결제하고 입찰하는 방식인데, 자동 결제는 사후결제다. 그래서 차가 나올 때 과금된 요금을 앱에 등록된 결제수단을 가지고 시간만큼 결제한다. 단순히 기능적 확대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 컨셉의 전환이라서 큰 변화다. 그것들에 필요로 하는 선결과제가 있다. 그냥 앱 모양만 바꾸는 게 아니라 연동하는 시스템도 체계를 다 갈아야 하는 개발이라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내년 초 목표다."

― 마지막으로 나에게 '모두의 주차장'이란?

"가장 뜨거웠던 시절에 대한 기록이고, 저도 모두의 주차장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 김동현이라는 사람도 많은 성장을 해서 인생의 학교 같은 곳이다. 그래서 구성원들도 그런 기회를 같이 하고 싶다.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기숙사관학교처럼 구성원들이 모두의 주차장을 통해 성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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