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 구조로 유동성 확보
지속적 신규 투자자 유입 필요

 

/올림푸스 다오
올림푸스 다오는 디파 2.0의 간판 프로젝트다. /올림푸스 다오

올림푸스 다오는 디파이 2.0의 간판 프로젝트로, 크립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포크하거나 로직을 카피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메인넷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림푸스 다오는 디파이 시장의 성장을 가능케 해준 이자 농사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대안적인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프로토콜 자체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이자율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폰지 모델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불러 일으키고 있고, 지속 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과연 올림푸스 다오는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디파이의 시장 규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지속할 수 있을까?

올림푸스 다오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적인지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프로젝트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는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올림푸스 다오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첫 번째 문제는 디파이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다. 지난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유동성 공급에 대한 보상 토큰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프로젝트를 돌아다니는 개별 유동성 공급자는 단기적인 이익의 확보에만 관심을 가질 뿐, 프로젝트의 장기적 성공에는 관심이 없다. 디파이 프로젝트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을 단기적 유동성 공급자에게만 의존해서는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림푸스 다오는 유동성 공급을 프로젝트(프로토콜) 자체가 맡아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럼 어떻게 이러한 유동성을 프로젝트가 확보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 토큰을 시장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개별 유동성 공급자로부터 유동성을 인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문제는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 화폐에 페깅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구매력을 보존할 수 있는 화폐를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디파이 시장의 성장은 달러 페깅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규모 또한 크게 키웠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가격이 하락할 때, 다수의 투자자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전환해서 자산의 포트폴리오 가치를 방어한다. 이미 법정화폐 기준의 가격에 익숙한 투자자 입장에서 스테이블한 암호화폐가 달러에 페깅돼야 한다는 생각은 직관적이긴 하지만, 갈수록 규제 이슈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달러 자체도 지속적인 구매력 저하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가치 저장 수단은 아니다. USDT와 USDC를 비롯한 다수의 스테이블 코인은 중앙화 이슈도 가지고 있다. 올림푸스 다오는 OHM 토큰이 기저 자산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구매력을 보존하거나 상승시키는 탈중앙화된 토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순환적 연쇄 반응

유동성 공급을 프로젝트(프로토콜)가 직접 담당한다면, 프로젝트 토큰의 가격이 하락할 때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고,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 때문에 생기는 유동성 공급자의 부담도 대신 맡아줄 수 있다. 문제는 프로젝트가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는가다.

올림푸스는 자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동성을 프로젝트 토큰을 가지고 사들인다. 이것은 기존 디파이 이자 농사가 유동성 공급자에게 보상 토큰을 주고 유인하는 방법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프로젝트 토큰인 OHM 가격이 501달러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스시스왑에 있는 OHM-DAI 페어에 유동성을 공급해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OHM-DAI LP 토큰을 가진 공급자가 있다. 이전의 이자 농사 방식은 이 LP 토큰을 스테이킹하게 하고, 여기에 대한 대가로 보상 토큰을 지급해서 이 공급자가 계속 유동성 공급을 하게 만든다. 여기서 유동성의 소유구조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언젠가 보상 토큰 수익률이 낮아지면, 유동성 공급자는 LP 토큰을 빼서 유동성을 청산하고 빠져나간다. 반면, 올림푸스는 OHM-DAI LP를 유동성 공급자로부터 구매하려고 한다. 구매에 대한 댓가로 자신이 가진 OHM을 지급한다. 그럼 유동성 공급자는 왜 자신의 LP를 프로젝트에 OHM을 받고 판매하려 할까. 여기에 할인율이 적용된다. 현재 OHM의 시장 가격이 501달러인데 LP를 이용해 구매하면 10% 할인한 450달러를 적용해 판매한다면? 여기서 할인율은 시장 상황과 유동성을 구성하는 자산에 따라 변동성이 있다. LP를 공급하고 OHM을 10% 싸게 사서 이를 되팔면 10% 이익이 생기니까 유동성 공급자는 당연히 팔고 싶어할 것이고, 이를 반복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바로 OHM을 구매해서 되판다면, OHM 공급량은 계속 늘어나지만 OHM을 주고 사들인 유동성의 크기도 증가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OHM을 되파는 과정에서 OHM-DAI 페어에 들어 있는 DAI 수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결국 OHM 발행량만 늘어날 뿐, 프로젝트가 소유하는 유동성 규모는 늘어나지 않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유동성 공급자가 자신의 유동성을 팔고 난 후 얻은 OHM을 시장에 바로 팔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올림푸스는 OHM을 바로 팔지 못하도록 막는 5일간의 베스팅(vesting) 기간을 설정해놓았다. 여기서 유동성 공급자는 10% 싸게 OHM을 구매할 권리를 얻었지만, 5일간의 OHM 가격 변동 폭에 따라 10% 이상 수익이 생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유동성 구매 방식을 본딩(Bonding)이라고 표현한 것은 일정 기간 이후 1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권리를 일종의 채권으로 봤기 때문인데, 이 용어의 사용이 이해에 혼란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올림푸스 프로토콜을 아발란체 체인에서 포크한 원더랜드가 본딩이라는 표현 대신 민팅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다. 10% 싸게 프로젝트 토큰을 신규 민팅하는 방법으로 5일간의 베스팅 기간을 둔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용어를 어떻게 사용하든, 핵심은 프로젝트가 유동성을 사들이기 위해 프로젝트 토큰을 계속 발행한다는 것이고, 단기적으로 베스팅 기간을 도입해 발행된 OHM 매도 압력을 줄인다는 점이다.

5일간의 베스팅 기간을 두었지만, 이것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5일 후에 신규 발행된 OHM이 다시 시장에 전부 매물로 나온다면, 결국 OHM 가격은 하락할 것이고, 프로젝트가 확보한 유동성도 다시 유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OHM이 매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공급차단장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OHM을 스테이킹 시켜야 한다는 발상은 당연해보인다. OHM을 바로 파는 것보다 스테이킹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대 이익이 있다면 OHM 보유자는 파는 것보다는 스테이킹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올림푸스는 발행 물량 90% 이상을 스테이킹으로 다시 흡수하고 있다. /Dune Analytics
올림푸스는 발행 물량 90% 이상을 스테이킹으로 다시 흡수하고 있다. /Dune Analytics

놀랍게도 올림푸스는 발행된 물량의 90% 이상을 스테이킹으로 다시 흡수하고 있다. 어떻게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비결은 천문학적인 APY다. 20만% 넘는 APY에서 출발해 현재도 6981%에 이른다.

올림푸스 APY. /Dune Analytics
올림푸스 APY. /Dune Analytics

이렇게 높은 APY만 보면 전형적인 폰지형 모델이 아닌가 하는 의심과, APY의 근거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올림푸스가 설명하는 방식은 이렇다.

/MESS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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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이 보장하는 OHM의 기저자산은 1DAI다. 만일 1DAI 이하로 내려갈 경우에는 프로젝트가 가진 준비금(Treasury)을 가지고 OHM을 시장에서 구매해 소각시킬 수 있다. OHM은 1달러를 플로어 가격으로 가진 화폐인데, 그렇다고 해서 1달러에 페깅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올림푸스 프로토콜과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OHM 시장 가격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1OHM의 보장 가격은 1달러인데, 만일 이것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면 그 차액은 모두 프로젝트의 매출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일 1OHM을 501달러에 판매했다면, 500달러가 붙은 프리미엄인데 이것을 기반으로 다시 500OHM을 추가 발행해서 90%인 450OHM은 스테이킹한 투자자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프로젝트 다오가 소유한다는 것이다. OHM의 시장 가격이 높을수록 더 많은 OHM을 스테이커에게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APY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프리미엄에 의해 발행되는 모든 OHM을 한꺼번에 스테이커에게 다 나눠줘 버리면, 단기간은 APY를 더 높일 수 있지만 지속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에 확보된 프리미엄으로 미리 정해진 파라미터 범위 안에서 일정 기간 APY를 유지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런웨이(Runway) 기간은 얼마나 이런 APY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상치를 보여준다.

올림푸스 런웨이 기간. /Dune Analytics
올림푸스 런웨이 기간. /Dune Analytics

높은 APY가 있고, 이를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수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OHM 보유자는 단기적인 시세차익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스테이킹하게 된다. 물론 APY가 제공하는 배수만큼 수익이 생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OHM 가격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는 높은 APY를 통해 OHM 토큰 개수를 늘려갈 수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OHM 가격 변화에 따라 이것이 원래 투자금 대비 수익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만일 장기적인 APY 누적으로 인한 수익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에 더 관심이 있다면, 유동성 LP를 넘겨주고 할인받은 OHM을 5일 뒤에 매각하는 것과 5일간의 APY를 비교해서 높은 쪽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올림푸스 다오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6억 달러 규모 이상의 프로젝트 소유 유동성을 확보했고 OHM-DAI 유동성 풀은 거의 100% 소유하고 있다. OHM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유동성이 한꺼번에 대거 빠져나감으로써 생기는 뱅크런 문제에 대한 방어력은 생긴 셈이다.

올림푸스 다오의 프로토콜 유동성 규모. /Dune Analytics
올림푸스 다오의 프로토콜 유동성 규모. /Dune Analytics
OHM-DAI 유동성은 거의 100% 프로젝트가 소유하고 있음 /
OHM-DAI 유동성은 거의 100% 프로젝트가 소유하고 있다. /Dune Analytics

올림푸스 다오가 소유하고 있는 준비금(Treasury) 규모도 8억 4천만 달러를 넘어섰고, 이 중 70% 이상은 DAI를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유동성과 준비금을 규모와 성장 과정만을 본다면, 프로젝트가 기획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app.olympusdao.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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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OHM의 안정적인 구매력을 보존하는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만들고자 했던 두 번째 해결 과제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현재까지 진행 과정으로 보면, 이 개념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OHM의 가격 변동성은 안정적이라기보다는 상당히 큰 폭의 단기적 변화를 보여줬다. 올림푸스는 초기 빠른 성장을 위해 OHM 가격의 안정성을 일단 트레이드오프한 것으로 주장하겠지만, 앞으로도 OHM의 가격 안정성이 얼마나 확보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미 OHM 가격이 수백불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프로토콜이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해준다는 것이 어떤 현실적인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물론 아직 모든 준비금에 비례해서 모든 OHM이 발행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유통되고 있는 OHM을 백킹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1달러보다 훨씬 크다.

유통되고 있는 OHM을 백킹하고 있는 시장 가치. /app.olympusdao.finance
유통되고 있는 OHM을 백킹하고 있는 시장 가치. /app.olympusdao.finance

현재 유통되고 있는 1OHM 당 약 100달러 정도 준비금이 있다. 현재 OHM 가격은 820달러인데, 100달러 정도의 fractional reserve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예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OHM을 안정적인 구매력을 가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만들어줄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부트스트래핑과 장기적 유지 가능성

높은 이자율을 통한 스테이킹 흡수와 공급량 통제 메커니즘 덕분에, 올림푸스 모델은 폰지형 모델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자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발전 과정은 초기 투자자 이익을 결국 후발 투자자가 낸 자금으로 보상하는 구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초기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높은 수익이 자체적인 수익을 통해서 확보한 것이 아니라, 후발 참여자에 의해 지불된 것이고 결국 더 이상 후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초기의 선순환적인 상승 과정이 일시에 중단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다. 프로젝트 토큰을 본드 형식으로 판매해 확보하는 수익이 정당한 매출인지, 폰지형 트릭인지 판가름하는 것이 이 논란의 핵심이 되겠지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과정을 초기의 부트스트래핑을 위한 하나의 단계로 볼지,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모델로 볼지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이 모델이 장기적으로는 유지 불가능하지만,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해주고, 프로젝트 다오에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소스를 확보해줄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면, 이것이 폰지형인지 아닌지의 판단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초기 부트스트래핑 단계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 들 때, 초기에 사용했던 수단 때문에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고 시스템이 붕괴될 것인가를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계속 높은 이자율로 유통량을 줄여서 문제를 지연시키는 전략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결국 프로토콜을 유지할 수 있는 자체적인 수익의 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유니스왑이 유동성 제공자에게 보상 토큰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아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유니스왑을 통해 일어나는 거래 수수료 수입만으로도 유동성 제공자의 경제적 동기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순환 구조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크립토 대출 시장 역시 부트스트래핑 단계에서 지급하던 인센티브 토큰이 없더라도, 대출 이자 수익만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야 유지 가능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올림푸스의 최종적인 수익 순환 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높은 APY와 이를 뒷받침하는 무한한 토큰의 발행이 정답이라고 우기면 결론은 폰지형 모델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올림푸스 다오가 본드나 자체 토큰 판매 이외에 자체적인 수익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한 가지 소스는 유동성 공급에서 생기는 수수료 수입이다.

유동성 공급을 통한 수수료 규모. /Dune Analytics
유동성 공급을 통한 수수료 규모. /Dune Analytics

현재 하루 20만 달러 정도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이 물량이 지속적으로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물량이 OHM과 관련된 페어고, 일단 구매한 OHM은 90%가 바로 스테이킹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거래량이 계속 늘어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OHM만이 아닌 다른 페어로 유동성 자산 종류를 확대해야 한다. 또 다른 수익 근거는 지불준비금으로 확보한 자산을 운용해 생기는 수입이다. 이미 아베 등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과 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이렇게 생기는 수익도 계속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

올림푸스 다오가 올림푸스 프로라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하려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올림푸스가 실행했던 모델을 다른 프로젝트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하고 여기서 수수료 수입을 챙기는 모델이다. 말하자면 프로젝트 유동성 확보 대행업인 셈이다. 올해 론칭한 여러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만일 올림푸스 다오가 장기적 수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채, 신규 진입자의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OHM 시장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APY가 내려가 기존 스테이커들이 청산하고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거기다 크립토 시장 가격까지 폭락한다면 과연 살아남아서 재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이 보다 정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올림푸스 다오 모델의 리스크

올림푸스 다오가 제시한 모델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게임 이론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모델 외적인 요소들도 상당한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아직 다오의 구조가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이다. 프로젝트의 여러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스냅샵에서 토큰 투표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하고 있지만, 막상 컨트랙트에 올려진 자산을 움직일 수 있는 키는 완전히 탈중앙화돼있지 않다.

올림푸스 다오 멀티시그. /docs.olympusdao.finance
올림푸스 다오 멀티시그. /docs.olympusdao.finance

올림푸스 준비금(Treasury) 자산을 이동시키는 권한이 4 of 7 멀티시그 키로 관리되고 있다. 7명 중 4명이 공모를 하면 러그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들을 코인 투표로 선출한 것도 아니다. 사실 많은 DAO 구조가 스마트 컨트랙트 상의 권한 실행을 위해 이런 방식의 멀티시그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탈중앙화할 수 있는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다. 올림푸스를 포크한 프로젝트들은 더 엉성한 경우가 많다. 아예 소스코드를 오픈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떻게 키가 관리되고 있는지를 감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높은 APY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다음 언제든지 먹튀를 할 수 있는 구조다.

올림푸스 다오의 코드가 상당히 복잡해지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충분한 검증의 시간은 부족한 상태다. 이미 디파이에서 상당한 기간을 운영한 프로젝트들도 코드상의 버그로 인해 손실이 종종 발생하고는 한다. 새로운 모델에 너무 많은 자산이 빠른 시간 안에 몰리는 것은 이런 위험성을 크게 증가시킨다.

올림푸스 모델은 지속적인 신규 투자자 유입이 중요한데, APY가 내려갈 경우 다른 팀이 포크해서 만든 프로젝트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여기서도 장기적인 프로젝트 성공보다 단기적인 APY 헌팅이 업인 투자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만 다른 디파이 프로젝트들과 비교했을 때, 올림푸스 프로젝트는 ‘밈 토큰’이라고 부를 정도로 커뮤니티가 대단히 활성화돼있고, 결집력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커뮤니티 지원 없이 쉽게 포크해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커뮤니티 기반 프로젝트간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올림푸스 다오의 모델이 증권법에 저촉되거나, 준비금을 관리하고 있는 중앙화된 주체에 대한 규제 가능성도 있다. 디파이 전반에 대한 규제 모델이 아직 불명확하지만, 규제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탈중앙화의 정도를 높이는 것이다.

열기가 모이면 항상 버블은 생기기 마련이고, 그 버블은 터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버블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버블이 터지고 난 후 남은 자산과 리소스로 지속적인 성장이 다시 가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올림푸스 다오가 제기한 문제는 설사 이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계속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디파이와 크립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이슈임은 틀림없다. 부트스트래핑을 통해 확보된 프로젝트 소유 유동성과 리소스가 탈중앙화 거버넌스에 의해 잘 활용돼 디파이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게 되기를 바라지만, 높은 위험성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푸스 다오의 모델을 디파이 외에 게임이나 NFT, 메타버스 등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기적인 폰지형 모델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내재적인 가치 순환 매커니즘 또는 수익 구조가 필요한데, 이를 게임과 NFT 거래 시장과 연결해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팩트경제신문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팩트경제신문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국내 블록체인 커뮤니티 1세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 석사 출신으로, 이후 미국 텍사스주립대(오스틴) 커뮤니케이션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아톰릭스랩 대표로 서울 이더리움 밋업 공동 운영자, 한국이더리움 사용자그룹 운영자를 역임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국내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 서울 이더리움 밋업과 한국 이더리움 사용자 그룹을 중심으로 이더리움 커뮤니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아톰릭스랩 설립 후 개인키를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키관리 솔루션과 이에 기반한 Dapp 지갑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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