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진성티이씨, 캐터필라 직접 수혜 예상
현대일렉트릭, 美·중동 투자 기대감 공존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이 미국 연방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이 미국 연방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이 드디어 미국 연방하원을 통과했다.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관련주에 대한 투자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공약에 더 가까운 정책이다. 그렇기에 여당인 민주당이 미국을 위해서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의견에 야당인 공화당이 무조건 반대하기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있다. 이에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은 이미 지난 8월 연방상원을 통과했고, 당초 9월 27일 예정됐던 연방하원 표결 역시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미국 경제를 활성화는 물론, 한국기업도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연방하원의 표결은 11월 6일로 지연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공약인 3조 5000억 달러 규모 복지지출 법안을 패키지로 함께 통과시키겠다는 민주당 진보파 의원들 욕심이 있었으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재정지출이 과하다는 중도파 의원들 반대를 이겨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조 2000억 달러 이하로 크게 축소된 규모로 협상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1조 7500억 달러까지 절충했다. 현재 조 맨친 의원 한 명만 설득하면 된다. 연방하원 여야 의석수 비율은 50:50으로, 양측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한 명 의원이라도 이탈할 경우 법안통과는 불가능하다.

주목받고 있는 조 맨친 의원은 민주당 대표적인 보수파로, 그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법인세 28% 인상안, 최저임금 시급 15달러 인상안 등을 모두 반대해 실패하게 만들어 “공화당과 함께 하는 상원의원”이라고 저격 당했을 정도다. 복지지출 법안에 대한 조 맨친 의원 반대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조 맨친 의원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선 인프라 지출법안 통과에 낙관적이었는데, 결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을 연방하원에 먼저 통과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11월 6일 이행했다. 기존에는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 통과를 무기로 공화당을 압박했으나, 결과는 민주당에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국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12년 만에 공화당 글렌 영킨 후보가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했고, 뉴저지에서도 고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단합된 목표와 목소리가 부재하다는 것이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다. 패키지 지출법안을 주장하던 민주당이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만 우선적으로 통과시킨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 사인으로 절차가 마무리 되면 인프라 투자지출이 시행된다.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에 포함된 사업내용은 도로, 교량, 철도, 대중교통, 공항, 항만, 전기차, 도로안전, 전력, 통신, 상하수도, 환경개선 등이다.

두산밥캣은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 통과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기업이다. /두산밥캣
두산밥캣은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 통과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기업이다. /두산밥캣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라면 최우선으로 건설 중장비업체 1위인 캐터필라를 첫번째로 확인하고, 건자재 업체인 시멕스를 볼 수 있다. 철강업체는 아르셀로미탈, 뉴코, US스틸 등이 있으며, 전기차 충전과 신재생 에너지는 선노바에너지, 선런, 차지포인트 홀딩스, 블링크 차징 등이 예상된다. 통신 분야에서는 코닝이 가장 대표적인 수혜주에 해당된다.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는 미국 인프라투자에 수혜를 받는 국내업체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북미 매출이 70% 이상으로 주력이며, 캐터필라와 오랜 협력관계로 있는 두산밥캣이 있다. 진성티이씨 또한 캐터필라 협력사로, 매출 60% 이상이 캐터필라에서 발생하기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2019년 11월 앨라배마 공장 증설을 통해 북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변압기 시장 점유율 세계 5위 기업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시장 점유율 1위로,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향후 미국과 함께 중동지역 투자 기대감까지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다.

디와이파워는 유압기기 사업을 통해 해외시장 매출이 높지만 중국이 그 중 4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최근 헝다그룹 이슈를 비롯한 부동산그룹 위기설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한전선은 지난 9월 미국에서 420억원 규모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미국 인프라투자에 대한 수혜감이 살아있으나, 추가 수주가 나오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미쓰비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하며 일부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두산밥캣, 진성티이씨, 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 통과에 있어 가장 명확한 수혜주라 볼 수 있다. 반면 디와이파워, 대한전선, 효성중공업은 기대감은 있으나 실질적인 수혜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의 세 종목과 비교하면 아직은 테마성 종목에 가까우니 투자 개념보다는 트레이딩 관점으로만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약과 관련된 정책을 서서히 펼치고 있다. 이를 보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도 투자에 유용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인프라 투자지출 법안에서 힌트를 얻어 현재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중요시되는 문제를 살펴보면 대선후보들의 공약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결혼, 출산율, 취업난, 부동산 정책 등은 후보들이 표심을 위해서 반드시 정책 공약을 제시하게 돼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처럼 명확한 사회적인 문제들은 단지 투자자뿐 아니라 국민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최근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학교 동문이나 친분을 이용한, 이른바 ‘인맥관련주’가 기승을 부리는데, 지난 선거 당시 반기문 후보 관련주, 최근 홍준표 후보 관련주 급락 사태를 보면 이런 ‘인맥관련주’의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정책주는 새로운 대통령 임기 기간 동안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분야다. 올해 주식투자를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투자하기 어려웠다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맥관련주’ 등에 현혹되지 말고 시선을 돌려 정책관련주를 고려해보는 것도 현명한 투자에 있어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이재선(선한스탁 애널리스트)

7대 증권사 선정 실전투자 최고수 5인에 선정된 대표적 투자전략가. 경제신문 칼럼니스트와 SBS CNBC 등 경제TV 애널리스트로 활동, 업계 인정을 받고 있다. 

금융교육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 계몽운동가’로 증권사 본사 강연회를 통해 주식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로로쌤TV’에서 격이 다른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