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의원, 한국저작권보호원 모니터링 방식 지적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헌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저작권 모니터링 대상 선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중국 음반사의 국내 음원 저작권 도용 사태에 신속한 대응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실은 멜론 차트 인기 순위를 기준으로 모니터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저작권 보호도 인기 순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이하 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호원은 국내 음원 저작권 도용현황 파악을 위해 멜론에서 제공하는 시대별 차트(1990~2021)를 반영, 1위부터 10위까지 인기곡 총 310곡을 선정했다.

보호원은 올해 5월 18일 중국 음반사에서 원곡자 동의 없이 한국 음원에 중국어 가사를 번안해 유튜브에 올려 음악 사용료를 배분받은 것이 논란이 되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공동 모니터링을 했다. 

이후 5월 25일 모니터링을 마친 보호원은 6월 8일 유관기관 회의를 개최해 정보를 공유했고, 곧바로 권리자에게 도용 사실을 알려 권리정보가 정정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같은 보호원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현재는 보호원이 확인한 32개 게시물 중 5개를 제외하고 모두 권리정보가 정정됐다. 

저작권 도용 모니터링 선정 기준에 대한 한국저작권보호원 측 답변 /이상헌 의원실
저작권 도용 모니터링 선정 기준에 대한 한국저작권보호원 측 답변 /이상헌 의원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도별 고작 10곡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선정 기준을 인기 순위에 두는 등 모니터링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음악 저작권은 2017년부터 해마다 2000개 이상 등록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2099개 음악 저작권이 등록됐다. 이 수치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저작권만 따진 것으로, 실제 발매되는 음원은 훨씬 많다. 

이상헌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인기곡 10곡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을 진행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보호원이 인기 있는 곡만 보호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라고 질타했다.

또, 인기곡을 선정하면서 멜론 차트 순위를 참고한 것 역시 문제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멜론이 잇따른 순위조작 논란 및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대표성과 공신력에 있어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온 업체라는 이유다.

이상헌 의원은 “우리 음악의 세계적 위상이 올라가면서 앞으로도 저작권 도용과 표절 방식은 더 교묘해질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시 모니터링에서는 사각지대 없이 대한민국 모든 창작자가 보호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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