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시장 위축되자 ‘튀어야 산다’···기발한 아이디어
스타 강사 대신 수강생 모델, 시멘트 업체와의 이색 협업

교육업계의 마케팅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진중하고 무거운 모습으로 신뢰를 주던 방식에서 스타 강사를 내세워 친근감을 주는 방식으로 변했던 교육업계 마케팅이 이젠 ‘이색’ 마케팅으로 또 한 차례 변화하고 있다.

교육업계 마케팅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광고 모델의 변화는 물론, 이종업계와의 컬래보레이션 등으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는다. 교육업체 이투스가 편의점 CU와 손잡고 출시한 ‘이투스 1타 덮밥’ 제품 리뷰 /CU 공식 유튜브 ‘씨유튜브’ 채널
교육업계 마케팅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광고 모델의 변화는 물론, 이종업계와의 컬래보레이션 등으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는다. 교육업체 이투스가 편의점 CU와 손잡고 출시한 ‘이투스 1타 덮밥’ 제품 리뷰 /CU 공식 유튜브 ‘씨유튜브’ 채널

코로나19로 사교육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교육업계 마케팅 경쟁이 불붙었다.

교육업계는 최근 연예인이나 스타 강사 등 ‘빅 모델’이 아닌 실제 수강생을 모델로 활용하거나, 전혀 교육과는 접점이 없어 보이는 타 업계와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마케팅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교육업계의 이런 마케팅 전략은 과거의 정형화된 마케팅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동시에 ‘튀는’ 전략으로 변화를 꾀해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여겨지며 호평 받고 있다.

# 스타 강사는 가라, 수강생이 모델로···“직접 써봤더니”

한동안 교육업계 마케팅 모델은 연예인 혹은 스타 강사였다.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자, 신뢰감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아직도 대중의 시선을 잡기 위해 스타 광고 모델을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교육기업들은 연예인이 아닌 실제 수강생을 광고 모델로 내세움으로써 역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SNS,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처럼 대형 모델 대신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일반인 모델의 경험담을 풀어내 브랜드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대교는 최근 공개한 ‘대교 써밋’ 광고 모델로 실제 회원인 학생들로 이뤄진 써밋클럽 1기 멤버들을 내세웠다. /대교
대교는 최근 공개한 ‘대교 써밋’ 광고 모델로 실제 회원인 학생들로 이뤄진 써밋클럽 1기 멤버들을 내세웠다. /대교

우선 ‘눈높이’로 알려진 대교(대표 강호준)는 디지털 퍼포먼스 AI(인공지능) 러닝 브랜드 ‘대교 써밋’ 광고 모델로 실제 회원인 학생들이 등장하는 지역광고를 선보였다. 최근 창단한 써밋클럽 1기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대교 써밋으로 수학의 정상에 간 아이들의 증언’이라는 신규 광고를 론칭한 것이다. 써밋클럽은 대교 써밋을 통해 성적이 향상된 우등생들로 구성된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분명히 알면 분명히 오른다’는 퍼포먼스 러닝을 직접 증명한 학생들의 모임이다. 

써밋클럽 멤버들은 이번 광고에 직접 출연해 대교 써밋을 활용한 자신만의 공부법을 공유하고, 이를 추천하는 이유를 소개했다. 써밋클럽 1기가 출연한 신규 광고는 케이블 TV, 유튜브부터 아파트 엘리베이터, 버스정류장까지 다양한 채널 및 장소에서 재생돼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교 써밋 관계자는 “지난 3월 강호준 대표이사 선임 이후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 대표 교육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학금 등 다양한 혜택은 물론 대교 써밋 지역 광고 모델 활동 기회까지 주어지는 써밋클럽 멤버십 프로그램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써밋클럽 1기 멤버를 모델로 첫 선을 보인 이번 광고가 많은 학생 및 학부모들의 관심과 공감을 끌어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야나두는 기존 연예인 출연 광고로는 실제 야나두 학습 효과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야나두로 학습한 일반인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공감대를 형성했다. /야나두
야나두는 기존 연예인 출연 광고로는 실제 야나두 학습 효과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야나두로 학습한 일반인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공감대를 형성했다. /야나두

종합교육기업 야나두(공동대표 김정수, 김민철)도 지난해 말 대학생부터 간호사까지 다양한 일반인 수강생을 모델로 한 ‘올해의 영어 성공기 모음.zip’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야나두는 기존에 조정석 등 대형 모델과의 협업 광고로 유행어까지 만들면서 많은 화제를 모아왔다. 하지만 광고만으로는 실제 야나두 학습 효과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이번 선보인 수강생 모델 광고는 이같은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야나두 실제 수강생들이 등장하는 이 광고에서는 그들이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야나두 활용법을 소개하고, 실제 학습 후 달라진 영어 회화 실력을 공개했다.

여러 버전으로 제작된 새로운 광고에선 광고 모델로 대학생뿐만 아니라 야나두 학습을 통해 외국인 승객을 응대할 수 있게 된 택시기사, 영어로 구독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된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군을 활용해 대중의 관심과 공감을 얻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1타 강사 도시락’, ‘천마 시멘트 교재’···상상도 못한 콜라보

분야를 막론하고 마케팅의 최근 트렌드는 ‘협업’, 즉 컬래버레이션이다. 업종을 넘나드는 이색 협업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교육업계도 이 트렌드에 뛰어들며 이종업계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재미와 브랜딩을 동시에 잡는 전략이다.

교육업계와 편의점의 협업으로 주목받은 ‘이투스 1타 덮밥’은 스타 강사를 적절히 활용했고, 주 고객층인 10대 입맛을 공략했다. 매출에서도 성공적이었다. /이투스 공식 유튜브 ‘이투스 나우’ 채널
교육업계와 편의점의 협업으로 주목받은 ‘이투스 1타 덮밥’은 스타 강사를 적절히 활용했고, 주 고객층인 10대 입맛을 공략했다. 매출에서도 성공적이었다. /이투스 공식 유튜브 ‘이투스 나우’ 채널

이투스교육(대표 김형중)은 지난 3월, 편의점 CU와 협업해 ‘이투스 1타 덮밥’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이투스 1타 덮밥’은 10대 입맛에 맞춰 치킨과 계란 지단, 데리야키 소스 등을 넣은 도시락으로, 뚜껑 한가운데에 이투스 1타 강사인 정승제, 이지영, 김민정 강사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이들은 각각 이투스에서 수학, 사회문화, 국어 과목에서 매출 1등을 달성한 대표 강사다. 

이투스는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한 끼가 될 수 있는 도시락을 만들고 싶었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밝혔다. 이 때문에 주 고객층인 10대 입맛을 노리면서 스타 강사까지 활용한 사례로 거론된다.

이색 협업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이투스 1타 덮밥’ 제품은 특히 교육열이 높다고 알려진 서울 대표 학원가 대치동과 목동에서 매출 상위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국어 학습 교재로 유명한 이감은 시멘트 브랜드인 천마를 활용해 획기적인 컬래보레이션을 진행해 소셜 미디어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감
국어 학습 교재로 유명한 이감은 시멘트 브랜드인 천마를 활용해 획기적인 컬래보레이션을 진행해 소셜 미디어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감

수능 국어 학습 교재 ‘간쓸개’로 유명한 국어 콘텐츠 기업 이감(대표 김봉소)도 지난 3월 뉴트로 트랜드를 반영한 이색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천마표 시멘트로 유명한 성신양회와 컬래버레이션한 교재 ‘천마표 간쓸개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놔 소셜 미디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천마표 간쓸개 리미티드 에디션’은 교재 표지에 포대 디자인을 그대로 채용해 비상하는 천마의 모습을 담고, 센스 있는 문구로 한층 재미를 더했다. 전면의 ‘방습포장적용제품’ 문구는 ‘수능국어기초공사제품’으로 바꿨으며, 후면에는 ‘멘탈주의’, ‘귀차니즘주의’ 등을 배치하는 등 곳곳의 문구도 센스 있게 변경해 재미를 더했다. 

‘천마표 간쓸개 리미티드 에디션’은 단순히 표지에 색다른 재미를 준 것 외에도 EBS 수능특강 분석에 집중한 내용으로 국어 연계의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수능 국어 실력의 기초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간쓸개 이미지와 건축물의 기반이 되는 천마표 시멘트의 굳건한 이미지를 엮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협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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